[영화 리뷰] 장수상회 (Salut D’Amour, 2015)

장수상회 (Salut D’Amour,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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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일 : 2015.04.09
•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 국가 : 한국
• 감독 : 강제규
• 출연 : 박근형, 윤여정, 조진웅, 한지민, 김정태. 황우슬혜, 이준혁, 김재화, 문가영, 찬열
• 러닝타임 : 112분
• 등급 : 12세 관람가
• 쿠키영상 :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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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상회> 공식 예고편
https://youtu.be/6nv9qmrn5q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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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후기 (스포 주의)

공식줄거리 - 틈만 나면 버럭,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까칠한 노신사 ‘성칠’. 장수마트를 지켜온 오랜 모범 직원인 그는 해병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은 넘쳐도 배려심, 다정함 따윈 잊은 지 오래다. 그런 성칠의 앞집으로 이사 온 고운 외모의 ‘금님’. 퉁명스러운 공세에도 언제나 환한 미소를 보여주는 소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성칠은 당혹스러워하고, 그런 그에게 갑작스레 금님은 저녁을 먹자고 제안한다. 무심한 척했지만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는 성칠! 장수마트 사장 ‘장수’는 비밀리에 성칠에게 첫 데이트를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성칠과 금님의 만남은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 금님의 딸 ‘민정’까지 알게 된다. 모두의 응원에 힘입어 첫 데이트를 무사히 마친 성칠은 어색하고 서툴지만, 금님과의 설레는 만남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성칠이 금님과의 중요한 약속을 잊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고 뒤늦게 약속 장소에서 금님을 애타게 찾던 성칠은 자신만 몰랐던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왓챠에서 감상 가능한 영화 ‘장수상회’. 어릴 땐 포스터만 봐도 느껴지는 슬프고 감동적인 스토리가 예상되는 영화를 많이 봤던거 같은데, 어느 순간 부터는 영화보면서까지 감정소모가 하기 싫어져 액션, 스릴러같은 영화들만 주구장창 봤다. 그러다 오랜만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영화나 볼까 하다가 발견한 ‘장수상회’. 약간 ‘그대를 사랑합니다’랑 비슷한 영화인 거 같았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에도 관심이 없었어서 줄거리도 모르고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영화 보기 직전에서야 네이버에 영화 정보 검색해서 줄거리랑 출연하는 배우들을 알았다.

주인공은 장수마트에서 일하는 70대 노인인 성칠(박근형). 마트 사장인 장수(조진웅)는 동네의 재개발을 추진 중인데 동네에서 유일하게 성칠만이 재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그 반대로 인해 재개발은 유야무야 계속 미뤄지고 장수는 은근하게 계속 성칠에게 재개발 찬성을 설득한다.

하지만 한 까칠 하는 성칠(박근형)은 그런 장수(조진웅)에게 큰소리를 내며 절대 하지 않을 거라 퇴짜를 놓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성칠의 앞집에 금님(윤여정)과 금님의 딸 민정(한지민)이 이사를 온다. 이사 온 금님은 민정과 함께 동네에서 꽃가게를 운영한다.

어느 날 외출 후 집에 들어온 성칠은 자신의 집에서 나오는 금님과 마주치고 경찰에 신고한다. 결국 이사떡을 돌리기 위해 갔다가 잠깐 들어갔던 것이라며 오해가 풀린 성칠과 금님. 사과의 의미로 성칠은 금님에게 저녁을 대접하게 된다.

아닌 척 하지만 데이트에 한껏 긴장한 성칠은 마트 사장인 장수에게 금님과의 저녁식사 전 이것저것 코칭을 받는다. 저녁을 먹고 성칠은 금님과 계속 약속을 잡고 없던 휴대전화까지 만들어 연락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이어간다.

그러나 알고 보니 금님은 몸이 안 좋은 상태였고 성칠에게는 그 사실을 숨긴다. 그 와중에 성칠은 점점 무언가 깜빡하기 시작한다. 마트가 휴무인 날에 출근을 한다던가 금님과의 약속을 잊는다던가 등등.

금님과 성칠이 꽃놀이를 가기로 한 어느 날. 성칠은 그 사실을 깜빡하고 부랴부랴 약속 장소로 출발한다. 하지만 약속장소로 가는 방법을 까먹기까지 해서 힘들게 도착한 곳은 금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때 마주친 건 금님이 아닌 마트 사장님 장수. 장수는 성칠의 집으로 가던 중 금님씨가 보고 싶다는 성칠의 말에 어느 병원으로 차를 돌린다.

알고 보니 금님은 약속 날짜가 되기 전에 아파서 쓰러지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였다. 그 병원에서 마주친 민정(한지민)은 성칠을 보고 아빠라고 한다. 영화의 후반부에 달해서 밝혀지는 것은 사실 성칠은 영화가 시작하는 시점 이전에 치매에 걸린 상태였고 가족들에 대한 기억을 점점 잃어가는 중이었다는 것이다. 성칠이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자살시도를 한 뒤 깨어났을 땐 방어적인 기제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채였다. 영화는 성칠이 기억을 잃고 자신이 혼자라고 생각하는 그 후의 이야기로 시작한 것이었다.

금님과 민정, 장수까지 모두 성칠의 가족이었으며 기억을 잃은 성칠을 위해 가족 모두가 성칠의 주변에서 그를 지켜봤던 것이다. 아침 출근은 장수의 딸이 등교하며 지켜보고 낮부터 오후까지는 마트에서 일하도록 해 장수가 살폈다. 금님은 몰래몰래 집에 들어가 성칠을 위해 밥을 해주고 나오고 장수의 친구들 또한 동네에서 성칠을 지켜준 것이다.

처음 한지민이 윤여정의 딸로 나온다고 해서 조진웅은 박근형의 아들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어서 의아했었다. 심지어 영화 제목이 ‘장수상회’고 주문인은 박근형인데 장수마트 사장은 왜 조진웅인 건가 싶었고 말이다. 이런 궁금증은 모두가 가족이었다는 게 밝혀지며 풀렸다.

신파극은 물론이고 로맨스물은 더더욱 취향이 아니지만 정말 재미있게 봤다. 어이없을 정도로 억지 설정이나 오버스러운 게 없고 치매라는 병이 주는 현실감 때문에 그런지 몰입도 좋았다. 제갈청수처럼 억지스럽게(?) 오버하는 캐릭터가 있었지만 장수상회에서는 거슬리지 않았다. 장수의 친구로 나온 이준혁과 김정태도 캐릭터적인 모습은 있었지만 괜찮았다. 잔잔한 영화 흐름에 웃긴 포인트로 하나씩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로였던 점을 하나 꼽자면 굳이 굳이 집어넣은 이준혁 아저씨가 아내와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배달하는 배달원의 캐릭터다. 두세 명 정도 있는데 그중 황우슬혜가 장수(조진웅)와 썸 아닌 썸 관계로 나온다. 그런데 배달원이면 배달원이지 무슨 다방 레지같은 복장에 행동에…ㅋㅋ 떡하니 다방 레지같은 캐릭터는 욕먹으니까 중국집 배달원에 똑같은 설정 넣은 느낌이다. 정말 굳이 싶은 캐릭터였다. 남감독들은 꼭 이런 여자 캐릭터 못 만들어서 안달이더라. 어이X. 안 좋은 평이 있다면 99%는 이거 때문일 듯.

그래도 영화 자체로는 재미있다. cj감성 욕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는데 눈물이 또르륵 흘렀다. 울어라!!!! 하는 곳에서 되려 어이없어서 피식거리면서 웃던 사람이었는데 정말 슬프다. 영화관에서 봤으면 휴지 필참 해서 봤어야 했을 듯. 그만큼 눈물이 줄줄 흐르셨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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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금님과 성칠이 데이트할 때의 모습은 노년의 커플이었지만 너무 귀여웠다. 역시 사랑할 때 나이 상관없이 모두가 다 똑같은가 보다. 후반에 가서는 정말 다들 연기력 너무 폭발했고 내 눈물샘도 폭발했고. 슬프다 TAT. 치매라는 게 뭔지 사람을 약하게 만들어버리는 건지 참.

심지어 영화 중간부터는 이거 알고보니 성칠이랑 금님이랑 부부 아님? 성칠이 이미 치매인 거 아님? 설마 장수랑 민정이 자식 아님? 제목이 장수인데 장수랑 성칠이랑 아무 관련이 없다고 장수가 아들이라 장수 이름 따서 장수상회로 이름 지었던 거 아님? 하며 추리한 그대로 영화에서 보여줬건만 눈 물 이 질 질. 영화 초중반에 보여줬던 금님과 성칠의 장면들과, 아들인 장수와 성칠이의 모습과 대화들이 휘리릭 지나가면서 어찌나 슬프던지 TAT.

치매에 걸리고 나서도 성칠은 또다시 금님을 사랑하게 되고 마지막에 젊었을 적 결혼했던 곳에서 다시 한번 둘만의 결혼식을 하며 춤을 추는 것도 예뻤다. 마지막에 둘이 같이 요양원에 들어간 장면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완전히 기억을 잃어버린 성칠과 그 옆을 지키는 금님. 모든 걸 다 잊어도 금님의 이름만은 잊지 않겠다고 했던 성칠이 금님의 이름을 말하는 내레이션까지. 용두 용미의 영화였다.

가족영화이면서 노년이라는 나이에 상관없이 반짝이는 설렘을 볼 수 있는 영화! 킬링타임용이라 하기엔 그보다 높은 급으로 쳐주고 싶다. 왓챠를 구독 중이라면 꼭 보길 추천! 어느 순간부터 장르물이 아닌 영화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도 않고 많이 개봉하지도 않는데 이렇게 숨은 보석 같은 영화가 많이 있을 거 같다. 주말 같은 때 감성에 젖고 싶은 날 보는 것을 추천합니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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